개인 사정으로 블로그를 잠깐 쉬다가 다시 열었습니다.
일 블로그와 개인 블로그를 어떻게 겸해야 할지 고민하다 결국 티스토리는 개인적인 블로그로 하고 다른 블로그를 작업 관련 블로그로 정했네요.
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면 순서가 섞이기도 하고
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기도 하고
머릿속이 복잡하니까 일은 안 하고 멍 때리거나 '시동'이 걸릴 때까지 시간이 걸린 적도 많았죠.
저도 이런 제 자신이 답답하고 한심해서
오래전부터 다이어리에 일정을 기록하면서 해봤습니다.
그런데 그마저도 오래 못 가더군요.
그래서 체계적이지 못한 제 자신을 책망하며 열심히 다이어리 또는 플래너를 알아보고 사들이고 적어보고
비싼 시스템 다이어리도 사서 이리저리 꾸며보고
앱도 써보고...
알록달록 꾸미다 보면 재미 붙어서 잘하게 될까 해서 '다꾸'용 스티커와 컬러 펜들도 구입해보고
별 별짓 다 해보다가도 잘해야 몇 주 짧으면 며칠 안 가고...
그래서 쓰다 만 노트와 다이어리만 쌓여갔습니다.
한마디로 '다이어리 유목민'이었던 거죠.
유목민은 돌아다니며 가축을 먹이는 일이라도 하는데...
전 '다이어리 떠돌이'였네요.
그러면서 체계적이지 못한 제 자신만 책망했습니다.
사실 불렛저널이란 것을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 관련 책이 들어오고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
그때만 해도 '불렛저널이라고 해서 뭐 다르겠어? 거기서 거기겠지' 하는 마음이었습니다.
쓰다 말거나 쓰지도 않은 플래너, 다이어리, 노트들이 방치되어 가는 것이 심란하던 중에
불렛 저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고 생각하고 늦게나마 얼마 전 책을 구입했습니다.
인터넷 바다에 이미 자료는 방대하게 올라와 있었지만 그것만 봐서는 초보 입장에선 좀 헷갈리더군요.
창시자의 생각을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구입했죠.
할 일을 기록하고 다 한 일은 체크하고 못한 일은 다음 날로 넘기고...
플래너의 기본은 똑같았는데
연간 계획, 월간 계획, 주간 혹은 일일 계획 등을 사용자 마음대로 정해서 할 수 있는 점이 너무나 맘에 들었습니다.
미리 표가 짜여 있는 게 아니었죠!
기록하는 최소한의 간단한 방식만 알려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꾸며는...
특히 일일 기록은 짧은 날은 몇 줄, 길게 쓰고 싶은 날은 길게...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고,
데일리 기록을 쓰던 중 어느 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에 대한 메모를 하고.. 확장시킬 수도 있고...
앞에 인덱스에 중요한 것들의 페이지 번호만 적어주면 되는 거였습니다.
기본은 아주 심플한데 인터넷을 찾아보면 나만의 부조(BuJo - 불렛 저널 공홈에 가보니 이렇게 줄임말을 쓰더군요. 저도 종종 쓰려고 합니다) 꾸미기에 열중하고 한 단계 발전한 부조 관리법에 대한 이미지들이 많다 보니 불렛 저널이란 되게 복잡한 건 줄 알았어요. ㅎㅎ
제가 단지 게을러서 다이어리나 플래너 작성하고 꾸미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
기성품의 정해진 룰에 적응이 잘 안됐던 거였습니다.
불렛 저널을 시작 하며 확실하게 깨달았네요.
지난달부터 시작해서 이달 연말까지 두 달간 사용할 거라
일단은 좀 얇은 유선 노트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.
독특한 그림의 노트죠. 구입한 지 오래된 노트랍니다.
앞에 몇 장 끄적인 거 잘라내고 이렇게 못쓰는 글씨로 타이틀을 적어봤습니다.
일단 노트의 페이지를 쭉 적고...
처음엔 인덱스 2페이지,
다음 페이지엔 일 년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퓨쳐 로그 2~4페이지
그다음엔 먼슬리 2페이지
그다음부터는 데일리...
한 달이 끝나면 다시 먼슬리 2페이지 적고 이어서 데일리...
중요 페이지나 아이디어를 적은 페이지를 인덱스에 표기해 주고...
이게 전부네요. ㅎㅎ
매일매일의 해야 할 일을 적고 한 일은 표시하고 일정이 변경된 일은 다른 날로 옮기고...
그러면서 조금씩 해야 할 프로젝트, 아이디어의 메모도 틈틈이 기록하고...
모든 것을 '부조'안에 적는 거였네요.
이제 막 시작한 제 부조의 내용을 공개하긴 그렇고...
나중에 좀 더 잘 사용하게 되면 또 올리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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